암 환자를 위한 심방 기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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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환자를 위한 심방 기도문
사랑과 긍휼이 풍성하신 하나님 아버지, 오늘 저희가 이 가정에 심방의 걸음을 허락받아 주님 앞에 함께 무릎 꿇습니다. 병상 곁의 공기는 무겁고, 시간은 느리게 흐르며, 마음은 자주 흔들리나, 주님께서는 우리보다 먼저 이 자리 가운데 계시고, 눈물의 깊이만큼 더 깊은 은혜로 붙드시는 분이심을 믿습니다. 주님, 이 방이 단지 치료의 공간으로만 남지 않게 하시고, 주님의 임재가 머무는 작은 성전이 되게 하옵소서. “내가 결코 너를 버리지 아니하고 떠나지 아니하리라” 하신 약속이 오늘 이 자리에서 숨처럼 살아 움직이게 하옵소서.
자비하신 주님, 먼저 이 환우를 주님의 손에 올려드립니다. 몸의 세포 하나, 혈관의 흐름 하나, 숨의 리듬 하나까지도 주님의 주권 아래 있음을 고백합니다. 질병이 우리에게는 거대한 산처럼 보이나, 주님께서는 산을 옮기시는 하나님이십니다. 이 병이 환우의 영혼을 삼키지 못하게 하시고, 두려움이 마음을 점령하지 못하게 하옵소서. 주님, 오늘 환우의 몸 가운데 치료의 문을 열어 주옵소서. 의학적 치료와 약물, 수술과 방사선, 항암과 회복의 과정 위에 주님의 지혜와 긍휼을 더하여 주셔서, 계획된 치료가 정확히 진행되게 하시고 부작용이 최소화되게 하옵소서. 통증을 다스려 주시고, 밤에 잠이 깨는 일들을 줄여 주시며, 식욕과 기력을 회복시켜 주옵소서. 무엇보다 주님, 환우의 몸이 주님의 손길 아래 ‘회복의 방향’으로 기울게 하옵소서.
주님, 암이라는 이름은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언어가 되어, 내일을 미리 빼앗고 오늘을 흐리게 만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하나님, 우리의 내일은 병이 쥐고 있지 않고 주님께서 쥐고 계십니다. 주님, 환우의 마음에 부활의 소망을 부어 주옵소서. “내 은혜가 네게 족하다” 하신 말씀처럼, 환우가 자신의 힘이 아니라 주님의 은혜로 오늘을 건너게 하옵소서. 낙심이 문을 두드릴 때마다 성령께서 안에서 “두려워하지 말라 내가 너와 함께한다”는 음성으로 문을 열어 주시고, 주님의 평강이 들어와 눌린 가슴을 펴게 하옵소서.
하나님, 이 질병의 길 위에서 환우가 스스로를 정죄하지 않게 하옵소서. “내가 무엇을 잘못해서 이런 일이 왔나” 하는 자책이 영혼을 갉아먹지 않게 하시고, 죄책감의 그림자가 믿음의 빛을 가리지 못하게 하옵소서. 주님은 “상한 갈대를 꺾지 아니하시며 꺼져가는 심지를 끄지 아니하시는” 분이시오니, 환우의 상한 마음을 멸시하지 마시고 친히 싸매어 주옵소서. 눈물로 기도할 힘도 없을 때에는, 탄식으로 드리는 기도까지도 주님께서 들으신다는 사실로 위로하여 주옵소서.
주님, 환우의 영혼을 지켜 주옵소서. 몸이 약해질수록 마음이 쉽게 무너지오니, 말씀의 등불을 다시 켜 주옵소서. 짧은 구절이라도 붙들게 하시고, “주의 말씀은 내 발에 등이요 내 길에 빛”이라는 고백이 병상에서도 길을 잃지 않게 하옵소서. 믿음이 감정의 기복에 흔들리지 않게 하시고, 구원의 확신 안에서 견고히 서게 하옵소서. 사탄이 “너는 끝났다”는 절망의 말을 속삭일 때, 주님의 십자가가 “다 이루었다”는 승리의 선언으로 크게 들리게 하옵소서. 환우가 죄 사함의 은혜, 하나님의 자녀 됨의 은혜를 오늘 더 분명히 누리게 하옵소서.
또한 주님, 환우의 가족들을 불쌍히 여겨 주옵소서. 곁을 지키는 가족들도 함께 아프고, 함께 지치며, 함께 무너질 때가 있습니다. 돌봄의 무게가 쌓여 마음이 메마르지 않게 하시고, 책임이 두려움으로 변하지 않게 하옵소서. 가족들에게 지혜를 주셔서 환우를 대할 때 말의 온도를 따뜻하게 하시고, 작은 변화에도 과민해지지 않게 하시며, 필요한 도움을 주저하지 않고 요청하게 하옵소서. 간병과 병원 일정, 경제적 부담과 관계의 피로가 겹칠 때, 주님께서 길을 내어 주시고, 도울 손길들을 붙여 주옵소서. 교회 공동체가 이 가정을 잊지 않게 하시고, 기도와 실제적인 섬김으로 함께 짐을 지게 하옵소서.
환우가 치료의 과정 가운데 ‘혼자 버티는 사람’이 되지 않게 하옵소서. 마음이 약해질 때 도움을 구할 수 있는 겸손을 주시고, 눈물이 날 때 울 수 있는 자유를 주시며, 두려움이 몰려올 때 숨지 않고 주님께 나아갈 수 있는 담대함을 주옵소서. 또한 의료진을 축복하여 주옵소서. 의사와 간호사, 치료팀에게 분별과 정확함을 주시고, 필요한 판단을 지혜롭게 내리게 하시며, 환우의 상태를 세밀히 살피는 자비의 마음을 더하여 주옵소서.
질병의 여정 속에서도 환우에게 감사의 작은 샘을 남겨 주옵소서. 날마다 좋은 소식만 있는 것은 아닐지라도, 오늘 숨 쉬는 은혜, 오늘 곁에 있는 사랑, 오늘 붙들 수 있는 말씀 하나가 감사가 되게 하옵소서. 감사는 현실을 부정하는 말이 아니라, 현실 위에 계신 하나님의 통치를 인정하는 믿음의 고백임을 알게 하옵소서. 그래서 환우가 “주님, 오늘도 살게 하시니 감사합니다”라고 고백할 때, 그 고백이 영혼을 지키는 방패가 되게 하옵소서.
하나님, 혹여 이 과정이 길어질 때에도, 주님은 지치지 않으시는 분이심을 믿습니다. 우리의 믿음이 느려지고 약해져도 주님의 신실하심은 변하지 않습니다. 환우가 ‘왜 나에게’라는 질문을 붙들고 방황할 때, 단번에 모든 해답을 얻지 못하더라도, 최소한 이 한 가지는 붙들게 하옵소서. “주님은 선하시고, 주님은 나와 함께하신다.” 이해가 다 닿지 않아도 신뢰로 걸을 수 있게 하옵소서. 욥이 모든 것을 잃은 자리에서도 하나님께 나아가 울부짖었듯, 환우도 질문과 눈물을 주님께 가져가게 하시고, 그 자리에서 오히려 하나님을 더 깊이 만나게 하옵소서.
오늘 이 심방을 통해 병상 곁에 작은 빛이 켜지게 하옵소서. 이 가정의 공기가 조금이라도 가벼워지게 하시고, 마음의 무게가 조금이라도 덜어지게 하옵소서. 우리가 드린 기도가 천장에 부딪혀 떨어지는 소리가 아니라, 은혜의 보좌에 상달되는 향기로운 제사가 되게 하옵소서. 그리고 주님께서 가장 선한 방식으로, 가장 선한 때에, 이 가정에 응답하여 주옵소서.
이제 환우를 위해 축복하며 간구합니다. 주님, 오늘도 붙드소서. 오늘도 지키소서. 오늘도 위로하소서. 오늘도 회복의 길을 여소서. 환우의 영혼을 평강으로 감싸시고, 마음을 소망으로 붙드시며, 몸을 치료의 은혜로 만져 주옵소서. 가족들의 눈물도 닦아 주시고, 지친 손에 새 힘을 더하여 주옵소서.
우리의 생명과 부활이 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